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리고 있는 2007년 게임 컨벤션에는 소니의 차세대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그란투리스모5 프롤로그'가 2가지 스타일로 전시됐다. 각각은 서로 다른 버전의 게임이 아닌, 동일 게임의 서로 다른 부분을 부각시킨 것이다. 덧붙이자면 현재 전시된 게임은 PS 네트워크를 통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그란 투리스모 데모와는 완전히 다른 버전이다.

첫 번째 전시는 그란 투리스모의 진면목을 최대로 체험할 수 있도록 레이싱 의자, 풀 HD 스크린, 로지텍 핸들과 페달까지 갖춘 체험기기가 8대씩 연결돼 있다. 코스는 일본의 스즈카 서킷이며, 아래와 같은 총 22대의 차량 리스트가 표시된다.

닛산 스카이라인 GTR V-스펙 '97
아큐라 NSX '91
다이하츠 코펜 액티브 탑 '02
닷지 바이퍼 GTS '02
아우디 R8 '07
BMW Z4 '03
폭스바겐, 골프 GTI '01
알파 로메오 브레라 3.2 JTS Q4 '06
란시아 델타 HF Intergrale Evoluzione '91
로터스 엘리제 ‘96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 IX '05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 X '07
TVR 투스칸 스피드 6 ‘00
르노 클리오 르노 스포츠 V6 '00
페라리 F430 '06
알파 로메오 147 TI 2.0 트윈 스파크 '06
메르세데스-벤츠 SL 55 AMG '02
아우디 TT 쿠페 '07
포드 머스탱 GT '07
닛산 자나비 니스모 Z '06
스즈키 스위프트 스파크 '05
닛산 GT-R 프로토 '01

다만 리스트에 등장하는 차량을 모두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가장 멋져 보인 닛산 자나비 니즈모 Z를 몰아볼 수 없었다는 것은 상당히 아쉬웠다). 그러나 각 차량의 인테리어를 멋지게 재현해 낸 운전석 모드는 그란투리스모5의 큰 매력 포인트 중 하나가 될 만큼 인상적이었다.

화려한 색의 계기판을 비롯한 복잡하면서도 우아한 페라리 F430나 미래지향적 느낌의 TVR 투스칸 스피드6 등 차량 내부 인테리어는 매우 세밀하게 묘사돼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기어 변경 시 스틱 움직임이 없다거나 사이드뷰나 리어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아직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다.

차량 선택 후 그란투리스모HD 온라인 데모와 유사한 화면에서 트랜스미션, 스테빌리티 콘트롤, 타이어 타입 등을 설정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5분 간 트랙을 몇 바퀴 돌 수 있는가에 도전하는 타임 어택 세션에 들어가게 된다.

기기 간 네트워킹은 8개의 체험기를 서로 연결하는 데에 약간의 기술적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플레이는 제대로 이뤄졌다. 인공지능으로 움직이는 몇 대의 차량 외에 종종 다른 체험기를 조작하고 있는 게이머의 차량이 지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8대의 체험기 옆에는 별도의 스크린이 설치돼 트랙 내 모든 차량들의 섹터별 시간 기록과 함께 각 차량 시점의 레이싱 화면이 돌아가면서 펼쳐진다.

또 하나의 그란투리스모5 프롤로그 전시장은 PS 에어리어의 다른 쪽에 설치돼 있었다. 여기서는 게이머들이 푹신한 의자에 앉아 식스엑시스 컨트롤러로 좀 더 편안하고 평범한 세팅으로 게임을 체험할 수 있었다. 차량 리스트나 선택할 수 있는 차량이 제한된 점은 마찬가지지만 게임 모드는 멀티플레이가 아닌, 인공지능으로 움직이는 15대의 차량과 스즈카 서킷에서 속도를 겨루는 싱글 플레이모드였다.

지금까지의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는 한꺼번에 겨루게 되는 차량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따라서 게이머는 16대가 서로 경쟁하는 서킷에서 상당히 독특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은 최적화된 라인을 준수하는 그란투리스모 시리즈의 인공지능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코스를 이탈하거나 코너 공략에 실패하면 그 결과는 상당히 치명적이었다. 애초에 같이 달리던 차량이 얼마 없던 전작들은 한 번 실수를 범해도 3, 4대의 차량에게 앞지르기를 당하고 그만이었지만, 이번에는 15대의 차량이 게이머의 차량을 가차 없이 따라잡아 버리기 때문이다.

운전석 모드와 늘어난 경쟁 차량들 외에, 독특한 핸들링 감각도 그란투리스모5 프롤로그를 돋보이게 하는 부분 중 하나다. 충격에 대해 튕기는 느낌은 극한까지 표현돼 있으며 프론트와 리어 휠의 중심 이동은 그란투리스모의 전통에 걸맞게 매우 강조돼 있다. 덕분에 아케이드 게임을 하듯이 브레이크를 강하게 잡고 가파른 코너에 진입하면 차가 앞으로 강하게 흔들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다만 이제는 없어질 법도 한 또 하나의 시리즈 전통(?)인 데미지 모델링의 부재도 여전하고, 차량 간 충돌에 대해서도 약간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다. 이런 점들은 출시 전까지 개선되길 바라는 부분이다.

2가지 전시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차이점은 바로 진동의 유무이다. 체험기기의 레이싱 휠에는 가볍긴 하지만 진동이 들어가 있는 반면 식스엑시스 쪽에는 당연히 진동 기능이 없었다. 휠에 진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미뤄볼 때 그란투리스모5의 출시 전후에는 식스엑시스에도 진동 기능이 포함될 가능성을 기대해도 좋을 듯싶다.

그란투리스모 5 프롤로그는 일본에서 10월에 출시될 예정이다.

출처 : http://www.gamespot.co.kr/ps3/preview/0,39051547,39330670-39098464p,00.htm